제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로부터 실제로 종종 들었던 질문입니다. 이처럼 정말 색각이상자들은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될까요? 혹은 색각 이상이 있어도 군대는 가야할까요? 오늘은 색각이상자 병역과 관련된 오해에 대해 알아보고 이에 관한 진실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색각 이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군대에 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곤 합니다. 그 배경에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데요. 색각이상자는 전 세계 인구의 약 6%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이를 남녀 비율로 확인해보면 전 세계 남성 인구의 약 8%, 여성 인구의 약 0.5%가 색각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체 색각이상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죠.
이렇게 남녀 비율의 차이가 있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선천 색각 이상은 성염색체인 X염색체 유전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남성의 성염색체는 XY로 구성되어 있고 여성의 성염색체는 XX로 구성되어 있으며 색각 이상은 열성 유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현된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색각 이상은 생물학적인 이유로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군대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색각이상자는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색각이상자여도 군대는 가야합니다. 병무청훈령 제 1929호 병역판정검사 규정에 따르면 “병역판정검사 대상자에 대하여 색각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기록하도록 합니다. 또한 “안과 병역판정검사의사는 색각검사 결과 색맹, 색약이 있는 사람에 대하여 군지원 또는 복무 시 참고할 수 있도록 신체검사 결과등록 화면의 색각란에 색맹, 색약을 입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색각 이상은 검사 결과만 기입할 뿐 병역판정기준에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색각이상자여도 군대는 가야하는 것이죠.
이렇듯 군대를 가야만 하는 색각이상자. 하지만 군대 안에서도 제한적인 상황은 여전합니다. 보직, 즉 군대 내에서의 직무 상의 제한이 다소 있는데요. 육군의 경우 포병, 특수부대 등에 지원하는 것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해군의 경우에는 병사는 전파탐지 군사특기만 지원할 수 없으며 부사관은 색맹의 경우 지원이 불가능합니다. 공군의 경우에는 2022년 이전까지 4개의 병과만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고 이외에는 약도 이상의 색각이상자는 원천 제한했었습니다. 그러나 2021년 인권위에서 공군 현역병 모집 시 색약자의 지원을 제한하는 것을 차별 행위로 판단하였고 공군 측에 제도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2022년부터는 공군 특기 분야 27개 중 21개 분과에 색각이상자도 지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군 병 색각이상자 지원가능 분야 / 병무청
이렇듯 색각이상자는 당연하게 군대를 가야 하지만 그렇다고 원하는 특기에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다소 애매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여론이 있는데요. 또한 병역 판정 기준 역시 조금씩 변해가는 상황에서 색각이상자들은 혼란스러워 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각종 커뮤니티에는 ‘색약인데 군대 가야 하나요?’, ‘색맹은 공군 못 가나요?’, ‘신체검사하면 색맹이 신검 급수에 영향을 주나요’ 등 우려 섞인 궁금증과 고민이 담긴 게시글이 여럿 올라오곤 하는데요. 이에 색각이상자 뿐만 아니라 색각 이상 자녀를 가진 부모들 역시 색각이상자의 병역 관련 기준들을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개정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외에도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항공정비, 의사, 이공계열 연구원 등 진로와 관련하여 색각 이상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온라인 상에서 종종 화두에 오르곤 합니다. 저 또한 한 명의 색각이상자로써 같은 고민을 해봤기에 이런 걱정스러운 마음이 공감이 됩니다. 이러한 색각 이상과 관련된 고민과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더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담는 COLORFULL 뉴스레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뉴스레터 아래 배너의 링크를 클릭해주시면 저희 뉴스레터에 대해 피드백을 남겨주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의견을 토대로 더 양질의 뉴스레터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