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검사표 / Shinobu Ishihara
색각 이상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원인은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색각 이상 검사에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동그라미 안에 숫자를 읽는 검사’, 이 검사의 정확한 이름은 ‘이시하라 검사법’입니다. 이 검사법은 1917년 일본 동경대학의 교수 이시하라 시노부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적록색각이상과 색약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용도로 전세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토록 역사도 깊고 범용되는 검사가 무엇이 문제일까요? 앞선 이시하라 검사법에 대한 설명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먼저 이시하라 검사법은 “적록색각이상과 색약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고 설명했었는데요. 앞서 색각 이상의 종류에 대한 설명에서 언급했듯 색각 이상은 사람마다 볼 수 있는 색깔과 보기 어려운 색깔이 각자의 증상에 따라 다르게 나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시하라 검사법은 그 중 일부만 판별해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색각 이상이 있고 없음을 이분법적으로 구분만 할 수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색각 이상을 가지고 있는지, 그 정도는 얼마나 심한 지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시하라 검사법만으로는 개인의 색각 이상 증상을 진단할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검사지나 병원의 의사 선생님 역시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줄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이시하라 검사법은 만들어진 지 100여 년이 넘었는데요. 검사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수차례 수정이 되었으나 여전히 그 기본 원리는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십년 간 각국의 안과학계에서 연구를 거듭하여 이시하라 검사법보다 더 정확성이 높은 검사를 발명해내고 이를 토대로 이시하라 검사법의 오진율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각 논문 별로 이시하라 검사법의 오진율이 약 60% ~ 70%에 달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렇듯 색각 이상은 설명의 부족과 부정확성으로 인해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고 그 인식을 바로 잡기도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색맹이면 온세상이 흑백으로 보여?”라는 질문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었고 동시에 이를 알맞게 정정하기도 어려웠던 것입니다. 각종 커뮤니티의 색각 이상 관련 글 중에는 “이거 무슨 색이게?”, “넌 색이 다 안 보여?” 등의 무지에서 비롯된 질문을 받고 이로 인해 느껴지는 슬픔, 불쾌함 등을 토로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색각 이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더 널리 알려질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비색각이상자와 색각이상자 모두에게 불편을 주는 ‘정보의 부재’라는 문제에 대하여 저희 COLORFULL 뉴스레터는 미약할 지라도 그 해답이 되고자 합니다. 더 많은 정보로부터 더 많은 이해가 창출되고, 더 많은 이해로부터 더 많은 존중이 창출되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COLORFULL 뉴스레터가 되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