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맹을 위한 게임은 없다?

게임 속 색맹모드, 정말 효과가 있는걸까

2023. 2. 27.

🙅 색맹을 위한 게임은 없다?

색각이상자가 전하는 색각이상(색맹,색약) 이야기

COLORFULL 뉴스레터입니다.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 색맹을 위한 게임은 없다?

안녕하세요, 님을 위한 오늘의 컬러풀입니다.

오늘은 게임 속 색약, 색맹 모드에 대해 소개합니다.

1. 게임 속 다양한 '색맹 모드'

님은 게임을 즐기시나요?

제 주변에서는 여가시간에 게임을 즐긴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국내 게임인구는 나날이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명 가운데 7명은 게임을 즐긴다고 합니다. 이는 지난 2019년 이래로 점차 증가한 결과입니다. [1]

당연하게도 전체 인구의 6%를 차지하는 색각이상자들 중에서도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색각이상자들은 게임을 어떻게 즐기고 있을까요? 플레이하는데 어려움은 없을까요?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내 색맹 모드

국내외 많은 게임들은 이들을 위한 색약, 색맹 모드를 지원합니다. <배틀그라운드>, <리그오브레전드>, <심시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십> 등 다수의 게임들이 색약인, 색맹인을 위한 관련 모드를 지원하는데요. 보통 플레이 화면에 색상 필터를 덧씌우는 방식입니다.

이런 색약, 색맹 모드는 비록 옵션이지만 색각이상자들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기능인데요. 만약 이런 모드들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적과 아군을 구별할 때, 상호작용이 가능한 아이템을 확인할 때, 게임 내 맵을 볼 때 등 모든 상황에서 색각이상자들은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국내 온라인 게임 정보게시판 게시글 중

그러나 국내에서는 관련 모드를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종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을 플레이하게 될 경우, 어느 순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워지는 지점들이 존재합니다.

국내 온라인 게임 문의게시판에는 많은 색각이상자들이 색약, 색맹으로 인해 플레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다수 존재합니다.

해외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미국의 경우, 재활법 508조를 통해 색각이상자를 비롯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동등한 웹 접근성과 이용성을 갖도록 보장하고 있습니다. 또 이를 준수하기 위해 세부 기술 표준을 제정하였고, 웹 콘텐츠 접근성 제고 관련 16개의 지침을 공포하였습니다. [2] 해당 지침 가운데 색맹인 사람을 위해 색깔만 가지고 내용을 구분할 수 없도록 하는 지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색약, 색맹을 위한 모드를 지원하는게 일반적입니다.

게임 '월드 오브 워십' 내 색맹 모드

2. "색맹 모드라고 말하지 마세요."

그런데 유명 해외 커뮤니티인 Reddit에 논란이 된 하나의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게임 개발자들에게

"색상 필터를 게임에 적용해 놓고 색맹 모드라고 부르지 말라. 그것은 색맹인들이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어 색맹 모드는 그저 "끔찍한 색상 필터를 화면에 씌운것 뿐"이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이에 대해 다수의 색각이상자들이 댓글로 호응했는데요. 이들은 "색맹 모드는 그저 색맹을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같다.", "누군가는 이 말을 했어야 했다." "그냥 우리들 (플레이어)이 색상을 고르게 하는 것이 나을 것." 과 같은 의견을 남겼습니다.

출처: Reddit 게임 개발자 서브채널

이처럼 색약 및 색맹을 위한 관련 모드들이 오히려 색각이상자들의 게임 플레이 경험을 해치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해당 모드들은 게이머가 식별하기 어려운 색상뿐만 아니라 화면 전체에 특정 색상을 씌우게 되어 게임 내에서 색상을 경험하는 시각적 경험 자체를 해치게 됩니다. 그렇다면 색각이상자를 위한 게임 개발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까요? 바로 게임에 대한 접근성(Accessibility)을 고려하는 접근법이 하나의 대안입니다.

3. 접근성(Accessibility)

여기 접근성을 고려한 게임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합니다. 게임 접근성 가이드라인(Game accessibility guidelines)이 그것인데요. 가이드라인은 색맹을 위한 게임 개발에 있어 다음 지침을 준수할 것을 권고합니다. 바로 '게임에서 필수적인 정보가 고정된 단일한 색상만으로 전달되지 않게 하라.' 는 지침입니다.

출처: 게임 접근성 가이드라인

오직 색상만으로 정보를 전달한다면 색각이상자는 게임 플레이의 핵심적인 부분에서 배제되게 됩니다.

이는 다수의 게이머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려는 최근의 '포괄적(Inclusive) 디자인' 경향과도 배치됩니다.

더욱이 기업이라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려 노력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비록 국내에는 관련 법규나 제도가 미비하지만 만약 더 많은 사용자들이 본인들의 게임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개발자라면 게임 개발 가이드라인을 참고해서 더욱 포괄적인 게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색각이상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던 게임 속에서조차 불편을 겪지 않도록 더욱 많은 개발자 분들이 더 포괄적인 게임 개발에 나서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오늘의 컬러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참고